HRC 경도 1의 차이가 실제로는 어떤 영향?

 

풍천도 사장님(닉네임 노훈)께서, "나이프 관련 커뮤니티들에서, HRC 수치에 따라서 실제로 변화가 어떠하다는 얘기를 각자 다르게 하시더라, 이것을 확실히 해보고 싶은데 실제로는 정확히 어떤가" 라는 질문을 주셨습니다.

그에 대해서 국제무대를 누비며 엔지니어를 하고 계신 정큐님께서 답을 해주셨습니다.


정큐님 수제 일러스트



정큐님이 올려주신 추가자료
https://www.bessex.com/forum/showthread.php?tid=287

우선 HRC 측정방식의 의의와 기본 사항을 알기 쉽게 집어서 말씀해주시고, 이것이 복잡한 문제라는 점을 정확히 지적해주셨습니다.

실제로 어떤 영향이냐는 것은 사실 기준이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HRC 수치 증가와 어떤 요소(측정기준)이 어떤 관계를 갖는가를 따져야 하는데, 비교를 위한 기준이 빠진 질문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궁극적인 답이 어려운 것이지요.




https://www.gordonengland.co.uk/hardness/ehe.htm

HRC와 비커스 경도 환산표를 보면, HRC 수치가 비커스 경도 기준으로는 로그스케일 스러운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이것이 세간에 퍼진 'HRC 1 증가는 수십배 이상 단단함의 차이를 만든다' 는 얘기의 핵심인 것 같은데, 제가 정확한 수치상의 상관관계를 확인하질 못했고, 이것은 단순히 표현방법이 다르고, 측정방법이 다른 것이니, 마냥 HRC는 비선형적인(로그스케일 형태의) 경도 스케일이라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습니다. 보고자 하는 기준에 따라 달라질 문제니까, 저희는 유지력과의 상관 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해 보지 않는 한...

그런데 생각보다 간단한 곳에, 좀 더 정답에 가까운 것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https://knifesteelnerds.com/

그것은 바로 라린박사의 knifesteelnerds.com 에 개시된 경도 & 유지력 표의 대각선 점선입니다!

이론적인 복잡한 계산을 제쳐두고, 현실 요소가 다 반영된 실험적인 결과를 기반으로 하면, 세부 원리는 알기 어렵지만, 인풋과 아웃풋은 아주 정확해지기 때문입니다. 

여튼, 이 점선 표기는 동일 강재가 경도에 따라 어떤 유지력 차이를 보이는지 나타내는 경향선인데요, CPM 10V, CPM S30V, Vancron, CPM MagnaCut, ApexUltra 등의 강재가, 이 경향을 매우 잘 추종하고 있고, 440C와 AEB-L의 경우에도 살짝 값이 튀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따지면 결국 이 경향선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점선 표기된 경향선들 몇 개를 관찰해보면 

HRC 약 55 -> 71 증가 구간에 대해
미디어 절단 깊이 변화는 각각

300 -> 550 mm

500 -> 750 mm

600 -> 850 mm

즉, HRC 16 증가에 대해 250 mm 가량 절단량 증가라는 선형적인 증가 경향을 라린박사가 기준으로 잡고 있고, 실측치와도 전반적으로 부합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라린박사의 자료를 바탕으로, 시편에서 HRC 1 당 대략 15.625 mm 의 미디어 절단 깊이 증가 경향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겠군요!

이제 의문이 풀리게 됩니다.
왜 사람마다 몇 배다 하는 얘기가 차이가 났는지요!

동일 강재, 동일 미디어 에서 경도에 따른 절단 깊이(=유지력) 증가는 비교적 작고 선형적인 반면, 강재 종류별 기본 절단 깊이는 차이는, 종류에 따라서는 매우 큰 폭의 차이를 갖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일반 사용자의 비교는 강재, 형상, 절단 대상이 엄밀히 통제된 환경이 아니니까 더더욱 제대로 판단하기가 어려워지겠지요?


만일 통제된 환경에서 해당 경향을 이상적으로 따라갔다고 가정해봅시다.

경도 60의 CPM 10V가 61로 HRC 1 증가시, 대략 720 mm -> 735.625 mm 로 변화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경도가 1 증가함으로서,
100% 에서 102.1701388889% 로 향상되었으므로, 고작, 2.1701388889% 향상에 그칩니다.

반면 HRC 65의 수퍼 청지(수퍼 아오가미)가 1 증가해 66이 되었다면?
대략 340 mm -> 355.625 mm,
100%에서 104.5955882353% 로 향상된 것이므로, 무려 4.5955882353% 개선에 해당합니다!

수퍼스틸에서는 겨우 2.17% 가량의 증가로 보인 것이,

유지력이 낮은 저합금 탄소강에서는 무려 4.60% 로, 저합금 탄소강의 경도 증가가 수퍼스틸 대비 2배이상 유지력 향상에 효과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즉, 강재의 기본 유지력이 낮으면 낮을수록, 경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는 기본 유지력이 낮은 저합금강은 동일 강재에서도 열처리 과정에 따라 상대적으로 매우 큰 차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제품간 체감되는 편차가 클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반면, 고합금 수퍼스틸의 경우, 정상적인 사이클로 열처리 되었을 때, 경도에 따른 차이는 증감량의 비율로 따지는 경우 미미함(= 대부분 균일하게 유지력이 우수함, 제품 편차 적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백강 황강 청강등의 별로 든 게 없는 저합금 탄소강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경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과대평가하고, 고급 스테인리스등 수퍼스틸로 불리는 고합금강 위주로 칼붙이를 접한 사람일수록, 경도에 비교적 덜 예민한 평가를 내릴 가능성이 클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합쳐져, 풍장님이 말씀하신 일들이 생긴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실 제대로 통제된 환경서 비교한 경우가 드물다 보니, 세간의 다양한 분야 리뷰들이, 실제 차이를 반영하지 않는 부정확한 정보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지식정보사회로 나아가며, 차츰, 좀 더 객관적인 진실에 가까운 것들이 민간에서도 더 큰 영향력을 갖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를 거부하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 틀림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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