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닝의 실재 (공학적으로 바라본 연마 3-1)
3. 샤프닝의 실재-1, 샤프닝의 실재-2, 샤프닝의 실재-3
2. 강재의 미세구조 그리고 야금학 에 이어
연마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가장 단순하게 표현하면 '긁고, 문질러 갈아낸다' 가 전부입니다.
이것은 석기시대로부터 이어져온 테크닉이기 때문에, 우리가 역사시대를 넘어 선사시대의 고대기술을
오늘날에도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지요.
그래서 연마에 필요한 행위 자체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어떤 연마가 되었건 슬슬 문질러 갈아내면 끝입니다.
그러니까, 연마는 마찰을 통해 갈아내는 것이고, 1. 문지르는 각도, 2. 문지르는 압력, 3. 문지르는데 사용된 연마재 이 3개면 완전히 정리가 됩니다.
누가 단순히 물건끼리 문지르는 걸 어려운 기술이라 하겠습니까?
그레서 연마는 아주 쉽습니다.
하지만, 연마는 아주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우리가 하는 것은 고대의 오래된 기술이라 하더라도
최신기술로 만들어진 강재와 연마재, 그리고 그들의 현미경적 스케일의 거동은
지금도 완전히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 정도로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연마가 기술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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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ns-tool.com/ja/products/product_information/pcd/ |
폴리다이아몬드로 STAVAX 52HRC 가공 면조도(Ra):0.03~0.05μ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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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ns-tool.com/ja/products/product_information/pcd/ |
폴리다이아몬드로 92,5HRA(80.5HRC) 초경합금 가공, 평면부 조도(Ra) : 0.0027μm (2.7 나노미터)
위의 SK실트론 공식 영상이 비공개 처리된 경우 하단 링크를 이용하십시오.
(25년 7월 현재 공식 영상은 공개상태이나, 하단 링크는 비공개입니다.)
https://youtu.be/yeUUzgE70XA
대단히 정밀한 연마는 지금도 사회의 근간을 이룰 정도의 고급 기술입니다.
비단 인류의 가장 오랜 도구인 날붙이(돌칼에서부터 이어지는)는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제품의 금형, 각종 산업의 기준이 되는 정밀 정반과 직각 마스터는 물론 반도체 웨이퍼, 심우주의 비밀을 탐구하는 망원경의 렌즈와 반사경의 제조에 이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론을 정리하겠습니다.
연마는 석기시대의 고대기술이 지금껏 이어진 것이며, 간단하게 말해 잘 문지르는 것이 전부다.
각도, 압력, 연마재 단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그러나, 문지를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 세부적으로 어떻게 해야 잘 문지를 수 있는지는 상당히 복잡하여, 이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이 것이, 대개 연마에 관해서는 이렇게 하면 된다~ 저렇게 하면 된다~ 와 같이 경험에 의한 모호한 지침은 있어도
왜 그렇게 해야되고, 어떤 원리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해선 전혀 알려주지 않는 이유이며
신비주의 원칙을 고수하여, 미신적인 무엇인가가 있는 것 처럼 얘기하는 경우가 보이는 요인입니다.
제대로 원리를 안다면 설명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
적어도 합리적으로 보이는 가설 몇가지는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마에 아주 신비로운 뭔가가 있다면 현대 기술의 집약체인 반도체는 그런 주술적 장인이 손으로 깎고있어야 될 겁니다. 말이 안되지요.
날붙이의 샤프닝이란 무엇인가?
연마는 날붙이의 날을 갈아, 그 끝을 얇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끝은 1부에서 말씀드렸듯 수~수십 나노미터에 달할정도로 얇습니다.
이전세대의 반도체 선로폭에 해당하는 두께입니다.
이렇게 얇은 두께를 수 mm에 달하는 두꺼운 날에서 바로 얻을수는 없습니다.
그레서 점점 두께가 감소하는 베벨면(키리하)이 있고
그 끝에가서는 마이크로베벨이 되어 미세한 선을 이루는 점진적인 두께 감소가 필요합니다.
세상에 수많은 형태의 날과 철물이 있지만 전부
날 끝의 면 2개를 갈고, 그 면 2개가 만나 선이 되는 그 정점을 엣지로 얻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2개의 면을 문지른다는 점에서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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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lavenie.co.uk/collections/top-recommended/products/chisel-sharpening-jig?variant=39292868198505 |
이렇게 베벨 면을 갈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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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nife_grinding_burr.p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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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support.wickededgeusa.com/portal/en/kb/articles/drawing-a-bur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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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jp.misumi-ec.com/tech-info/categories/machine_processing/mp01/b0015.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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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jp.misumi-ec.com/tech-info/categories/machine_design/md11/c1337.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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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earjunkie.com/knives/how-to-sharpen-knife-whetstone |
그렇습니다.
갈린 면의 연장선에 밀려나온 금속들이 달린 버가 생깁니다. (이것이 왜 문제인지는 차차 설명하겠습니다.)
(영어 버를 일본어로 읽으면 バリ바리,
바리가 다시 우리말에 넘어와 와전된 것이 이바리,
순 일본어로 되돌아옴, 넘어옴이란 의미의 カエリ(返り)카에리, 이것을 직역한 날넘이,
순우리말 거스러미, 이 모든 것이 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칼과 연마 관련해서는 일부 우리말 용어도 있지만, 진작 날붙이 문화가 죽어버린 탓에 관련 어휘가 적고, 일본어는 어휘는 많으나 동양문화권 특징상 모호하고 직관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아, 직관적이고 명확한 구분이 되는 영어를 기본으로 함이 도움이 되는 듯 합니다.)
우선 날이 연마되어 점차 연마면이 가까워지다 양 끝단이 닿게되면 날 끝에는 버가 생기게 됩니다.
균일하게 버가 생겼다는 것은 날이 빠진 부분 균일하게 갈렸다는 의미가 됩니다.
버를 양면 균일하게 잘 만드는 것이 제대로된 연마의 기본인 것이지요.
샤프닝은 얖, 뒤 두개의 면이 하나의 선으로 닿을 때 까지 갈아내 버를 만들고,
만들어진 버를 완전히 제거하는 과정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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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llog.dcinside.com/cks0100 |
실제로 버가 만들어진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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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scienceofsharp.com/ |
버는 보시다시피 아주 얇습니다.
그리고 변형된 금속이 모여있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약합니다.
게다가 아주 고운 숫돌에서 생기는 버는 위의 사진보다도 더 작고 균일하게 형성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 너무나 미세해 눈으로 보이지 않고, 손끝으로 만져보아도 전혀 안느껴지는 수준이며 심지어 종이정도는 손쉽게 자를 정도로 예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버는 크게 변형되어 구조적으로 약한 금속조직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힘을 받으면 금세 접히거나 변형되거나 떨어져 나갑니다.
문제는 버가 혼자 변형되는 것이 아니라는 부분에 있습니다.
예리한 버가 남은 상태에서 종이같은것에 잠깐 테스트해보고 잘린다고 방심하고 미세 버가 남아 있는 상태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본격 사용에서 버가 변형되며, 버 밑에 있는 진짜 엣지까지 딸려나가 함께 부러뜨러지거나, 접히게(롤링)만듭니다.
열심히 갈았는데 식자재, 혹은 도마에 닿자마자
분명 방금 전까지 예리한 것 같았던 날이 단 한번 쓰자마자 무뎌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버는 아무리 작아도 철저하게 제거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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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scienceofsharp.com/ |
버가 완전히 제거(디버링)된 엣지의 모습
왜 버가 약한가.
버는 연마 입자들에 의해 변형된 뒤에도 칩으로 떨어저나가지 않고 표면에 붙어있는 것들의 집합입니다.
연마재에 의해 어떤 변형을 겪는지 알아봅시다.
연마재 입자와 금속 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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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scienceofsha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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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scienceofsha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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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link.springer.com/rwe/10.1007/978-3-642-20617-7_6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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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schpoingle.blogspot.com/2014/10/wood-carving-sharpening-knife-and-tools.html |
아주 거대한 버가 생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큰 버는 강재 낭비로 이어지므로 별로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칼날 천체에 버가 균일하게 형성되었다면 즉시 반대편으로 넘어가고, 반대로도 날 전체에 완전히 버 형성이 끝났다면 바로 다음 입도로 넘어가 지나치게 큰 버의 형성을 막는 게 좋습니다.)
버를 제거해야한다는것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거친 숫돌에서 연마하더라도 버를 제거하기만 하면 그만일 텐데
왜 점차 고운 숫돌로 진행을 하고, 마지막엔 스트롭에 스트로핑해주는 것일까요?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연마가 단순히 딱 잘라 표면만 깎아내는 것이라면 그래도 좋지만
문질러서 연마하는 이상 표면아래의 데미지를 피할 수 없습니다.
표면은 칩이나 버로 변형되는 것을 손쉽게 관찰 할 수 있지만
잘라서 확인하지 않는 한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표면 아래에는 금속이 그자리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변형된 상태로 있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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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1416359173020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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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1416359173020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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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141635917302088 |
이것은 날붙이는 아니고, 반도체에 사용되는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가 연마재 입자와 만난 뒤 표면 아래에 발생한 데미지를 보여줍니다. 단결정 구조가 변형되어 다결정, 심지어 비정질로 변화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금속의 조직구조가 완전히 박살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날붙이의 경우를 봐도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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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scienceofsharp.com/ |
이것은 600방 탄화규소 사포가 강철에 남긴 표면아래 데미지입니다. 붉게 표시된 영역이 모두 손상된 부분입니다.
(600방은 15.3 마이크론에 해당하지만 압력에 따라, 표면에는 입자 자체 사이즈 보다 훨씬 작은 흠집을 냈음을 알 수 있고, 동시에 흠집보다 훨씬 크고 깊은 데미지를 아래쪽에 남기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버의 형성과 표면아래 손상은 모두 금속의 소성변형(영구적인 변형)인데
연마에서 소성변형은 연마재 입자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거친 것), 연마재가 표면에 가하는 압력이 크면 클수록 강하게 일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마재를 더욱 고운것로 연마하면 할수록, 낮은 압력으로 마무리할수록, 표면 아래의 손상된 층의 두께가 감소하며, 버역시 최소한으로 형성되고, 마침내 완전히 제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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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schpoingle.blogspot.com/2014/10/wood-carving-sharpening-knife-and-tools.html |
극단적으로 크게 생긴 버 조차, 고운 연마재와 낮은 압력의 조합인 스트로핑을 통해 완전히 제거되었습니다.
(숫돌은 단단한 표면에 연마재가 고정되어 있는 구조인 반면, 스트롭은 신축성이 있는 부드러운 소재에 연마제가 발려있으므로 훨씬 낮은 압력을 제공합니다.)
숫돌 입도를 점차 고운 것으로 진행하고, 아주 고운 금속연마제를 사용해 폴리싱하는 것은, 비단 엣지를 매끄럽게 해 보기좋게 만들고 마찰력을 줄일 뿐만 아니라,
힘을 받고 변형되어 약하게(내마모성이 감소해 금방 닳고, 강도가 낮아 쉽게 변형)된 층을 걷어내고, 튼튼한 상태의 엣지를 얻기 위한 것입니다.
벌써 연마의 3대 요소중 압력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압력이 높을수록 흠집이 크고 거칠게 갈리고, 큰 버가 생기고, 표면이 깊이 데미지를 입는다.
압력이 낮을수록 흠집이 작고 곱게 갈리고, 작은 버가 생기고, 표면 데미지가 감소한다.
압력 : 연마 압력은 마무리로 갈수록 낮게!
지나치게 낮은 압력은 너무 적게 갈려 연마의 속도를 극도로 느리게 하고
지나치게 높은 압력은 깊은 데미지를 남기게 되니 적절한 연마 압력을 유지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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